허세창시문

[詩文]겨울의 길목에서

허세창 2025. 2. 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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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겨울의 길목에서

 

花, 낙엽의 시간이 다 지나가면,

다시 하얀 눈의 계절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많은 날들을 그렇게 지나왔지요.

花, 기억하나요. 함께 거닐던 그 가로수 길을.

그리고 내게로 향하던 당신의 그 따뜻한 미소까지도.

花, 나는 조용히 혼자 이렇게 그 때의 그 길을 걸어봅니다.

그러면 내려오는 비.

겨울을 재촉하는 차가운 이 비는 여기저기 나무 가지들

사이로 후드득 후드득 흩어집니다.

그리고 당신을 향한 내 작은 물빛 그리움마저.

花, 나는 또 다시 이 거리의 끝에서 가만히 생각합니다.

그러면 쓸쓸하게 흔들리는 저 희미한 불빛들이

아픈 그 기억만큼이나 초라하게, 초라하게 흩어집니다.

낙엽 그 고독함만큼이나 쓸쓸하게, 쓸쓸하게 여울집니다.

 

2009.03.18.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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