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창수필

[수필]나의 주식투자 이야기

허세창 2025. 3. 5. 10:39
728x90
반응형
SMALL

나의 주식투자 이야기

 

저는 2004년 무렵에 주식투자를 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경험이 있습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일을 하면서 번 돈을 모아 간접투자 상품에 투자를 했던 적이 있지만, 그 때는 다행스럽게도 손해는 보지 않고, 본전치기는 했었지요. 2004년 무렵 어느 땐가 주식시장을 살펴보니,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고서 드디어 슬슬 기지개를 켜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주식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보기에도 그런 기미는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일을 하면서 모아 두었던 돈 3,000만원을 주식에 투자하기로 과감히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게다가 연로하신 부모님이 한 푼 두 푼 모아 두셨던 돈 1,700만원까지 제가 맡아서 대신 관리 해 드리기까지 하고서 말이지요. 처음 아버지께 주식투자 이야기를 드렸을 때, 그럼 내 돈도 네가 맡아서 한번 투자를 해 봐라 하시면서 선뜻 돈을 내어 주셨던 것입니다. 그렇게 모아진 돈 4,700만원을 가지고, 처음 제가 사들인 주식은 바로 동양종금증권 주식이었습니다. 주당 가격이 250원 정도까지 하락해 있던 때였지요. 그 주식을 사 놓고, 이제부터는 오를 때만 기다리리라 다짐에 다짐을 했던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주식시장이 다시 깨어나면서 처음에는 조금씩 오르긴 오르더군요. 정말,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어느 날부턴가 다시 또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재 반등을 기대하면서 이제나 저제나 하던 사이에 오히려 처음 사들였던 가격인 250원대 이하로 내려가기 시작하더군요. 급기야는 수개월이 지나고, 일년이 다 되어갔을 때는 150원대까지 하락 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투자한 돈의 거의 절반을 까먹은 셈이지요. 그래도 저는 억울한 심정 때문에 손절매를 해 버리지 않고, 그냥 그대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오르겠지, 오르겠지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150원대까지 추락한 주식 가격은 일년이 다 되어가도 다시 오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팔 생각이 없었습니다. 정말 억울했거든요. 하지만, 아버지의 성화가 정말 대단했습니다. 병신같이 어떤 쓰레기 주식에 투자를 했냐 하시면서 말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손절매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랬는데, 이건 또 무슨 경우란 말입니까. 그토록 오르지 않고 버티기만 하던 동양종금증권 주식이 어느 날부턴가 다시 또 훨훨 날아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가 알기로, 그 2년 가까이 이어진 상승 시기에 거의 2,500원 수준까지 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참으로 땅을 치고 통곡할 일이었지요. 그 때 그냥 잃어버린 셈 치고 그냥 놔두었어야 하는데, 아버지의 닦달을 꾹 참고 견디며 그냥 놔두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지금도 아버지는 그 때 그 일을 많이 미안 해 하고 계시지요. 내가 너무 설쳐대서 네가 손해를 많이 봤다 하시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제 자신이 너무 마음이 약한 탓이었는데 말입니다. 한 가지 고백하고 싶은 사실은 아버지는 아직도 당신만큼은 결코 손해를 보지 않으신 것으로 알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손해를 보긴 했지만, 아버지 돈 1,700만원은 고스란히 그냥 돌려드렸거든요. 어떻게 자식 된 도리로 연로하신 부모님의 속상해 하시는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가 있었겠습니까. 그러니 그냥 저 혼자서만 손해를 본 것으로 해 둘 밖에요. 지금도 그 때 생각만 하면, 한숨이 저절로 흘러나오네요.

 

2018.10. 허세창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