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황순원의 소나기

2024. 6. 2. 15:18나의애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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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허세창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1953년 신문학 지 5월 호에 발표가 된 작품으로서 1956년 중앙문화사의 단편집 학()에까지 수록이 된 작품이면서, 1959년 영국의 인 카운터 지 단편 콩쿠르에서도 유의상 이란 분이 번역 제출하여 입상이 되기까지 한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한국방송공사의 TV 문학관에서도 이미, 방영이 된 바 있지요. 그 때도 저는 당연히 드라마를 시청했었습니다. 그리고 소설을 읽었을 때처럼 많은 감동을 받은 바도 있지요.

소설의 내용을 다시 한 번 간단히 살펴보자면, 소년은 처음 개울가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는 소녀가 윤 초시네 집안의 증손녀임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서울서 내려온 이 소녀는 벌써, 며칠 째나 같은 장소에서 물장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 날 역시도 개울의 건너편에서 신기한 눈으로 열심히 소녀를 구경하고 있던 소년에게 소녀가 갑자기 "이 바보" 라고 하면서 돌을 내어 던지고 급하게 달아난 것입니다. 그런데 독자들도 벌써 이미, 눈치를 챘겠지만 소녀가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은 바로, 소년을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였을까요. 얼마 후에는 두 어린 소년과 소녀가 운명처럼 함께 어울리게 됩니다. 서로를 좋아하고 있는 마음을 가슴속에 숨긴 채로 말입니다. 소년과 소녀는 그렇게 어색한 가운데서도 함께 들길을 달리고 칡꽃도 따며 어울리다가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소나기를 만나게 됩니다. 거기서 둘이는 소설 속 최고의 명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바로, 비를 긋는 대목을 연출하게 되지요. 그 장면에서 연신 소녀를 배려하는 소년의 행동을 보면서 저는 풋풋한 첫사랑의 감정에 대하여 다시 한 번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된답니다. 저는 그 대목이 왜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의 아이들에게도 그런 순수한 첫 사랑의 감정이 존재하고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너무 영악해져 있으니까요.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요. 그 대목은 또, 몇 년 전 상영되었던 클래식이란 한국 영화에서도 잠시, 빌려와 쓴 적이 있습니다. 말하자면, 소년과 소녀의 소낙비 긋는 대목을 중 고등학생으로 대상을 바꾸고 장소도 원두막 장면으로 살짝 전이시킨 것뿐이었지요. 조 승우와 손 예진이 열연한 그 영화를 저는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았는지 모릅니다. 바로, 그 영화를 볼 때마다 소나기에서의 소년과 소녀의 비를 긋는 장면이 떠오르곤 했으니 말입니다.

아무튼, 그 날 비를 맞아 병이 더 해진 소녀는 얼굴이 핼쑥해 진 모습으로 아주 오랜만에 소년 앞에 다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말을 전하면서 앞으로는 소년과 함께 놀지 못할 것 같다는 말까지 전해 줍니다. 그 후, 몹시 상심 해 있던 소년은 소녀가 이사를 가기 마지막 전 날 밤에 부모님들의 대화에서 아주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됩니다. 바로, 소녀가 병으로 죽어가면서 했다는 말이었지요. 마지막 죽어가면서도 그 어린 소녀는 소년에게서 받은 무언가를 꼭, 자신의 무덤에 함께 묻어달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그 대목을 읽을 때마다 저는 정말 한없는 애처로움을 느끼게 됩니다.

황순원의 대표단편 소나기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소설입니다. 그야말로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의 이야기를 서정적인 필치로 풀어 낸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서양의 소설가 알퐁스 도데의 이란 소설처럼 말이지요.

동서의 두 소설 다, 순수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매우 아름답고도 슬프게 묘사한 작품들이지요. 저는 현재에도 제발, 그런 아름다운 사랑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저, 메마르고 건조한 일회성의 사랑만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현 세태가 정말, 우려스러울 정도이지요.

오늘밤에도 저는 소년을 생각하며 애처롭게 죽어간 그 소녀를 생각합니다. 소녀는 저 세상에 가서도 소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행복하게 미소를 짓고 있을 것입니다. 차라리,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제 마음이 한결 편해질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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