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58)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5
05 먼 과거,세상의 모든 밤하늘에는명멸하는 수많은 별빛들이찬란한 보석처럼 여울지고 있었습니다.그리고 그 모든 빛나는 뭇별들을 착한 시선으로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는 세상 모든 이들의 눈동자 속에서도별빛들은 여전히 은비늘처럼흔들리고 있었습니다.아,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그리고 사랑하는 동생들다섯 식구 오붓하게 마당 평상에 누워밤하늘 가득이로 웃음 짓던 밤.아, 내 사랑하는 그대 손 꼭 붙잡고저 아득한 밤하늘 가물대는 별빛처럼 하얀 박꽃으로 웃음 짓던 밤.(스무 살 승주에게 미쳐있던 열네 살 수창의 일기 중) 일요일 밤, 아무도 없는 옥상에 올라와서 열심히 호정무(虎正武) 수련을 하다가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들이 정말 너무나도 곱게 반짝거린다. 초롱초롱한 별빛이 마치 승주의 눈빛을 닮아 있는 것..
2024.12.16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4
04 여러 날이 지나도록 아래층 남자를 다시 볼 수 없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겨? 아니라면, 그 날 일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한 겨? 그녀 역시도 통 보이지를 않으니 정말 이상하네 그랴. 몸이 달아 미칠 것만 같구먼. 혹시, 그 자가 진짜로 맞은 부위를 다친 거 아녀? 그렇다면 치료비를 대 주어야 할 텐 디? 우리 집 형편에 그런 돈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이여. 만일 정말로 그렇다면 어떡 혀? 어떡하긴 뭘 어떡 혀. 그냥 몸으로 때우면 되지. 그 자식 말대로 그냥 깜빵에 들어가서 조금 살다 나오면 되지 뭐. 아니여. 정말 그렇게 되면 빨간 줄도 올라가게 될 것이고, 내 전도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될 텐 디. 이거 증말 미치고 환장하겄구만! 그나저나 여자는 또 어떻게 된 겨? 왜 갑자기 안 보이는 ..
2024.12.15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2
02 방과 후, 애기엄마의 집 현관문 앞에서 그녀와의 조우를 강력히 기대하고 있던 나는-등교 시간에도 마주치긴 했지만, 또 바보처럼 용기를 내지 못했던 탓에- 엉뚱하게도 그녀의 남편과 조우를 하게 되었다. 제기랄! 단단히 각오를 다져먹었건만! 그다지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먼저 아는 체 하기 싫어하는 본래의 내 성격상, 그냥 외면을 하고 이층으로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그것조차 마음먹은 대로 되지가 않았다. 느닷없이 그녀의 남편이 내게 시비를 걸어 왔던 것이다. 그것도 기분이 확 상해 버릴 정도의 거만한 말투와 태도로.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부류가 바로 이 쓸데없이 거만하게 구는 인간들이다. "이봐 자네? 자네 이층에 살고 있는 학생 맞지? 나 이번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인데,..
2024.12.12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1
01 장편소설-잎새의떨림 글쓴이-허세창 [시대배경 및 장소]1970년대 중반, 대한민국 충청남도 대전시, 서울시, 동서고금 과거와 현대, 기타 지역 등등 [등장인물] 허수창(17세 남성): 1962년 충남 대전시 호동(虎洞)-속칭 범골마을-에서 호랑이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호랑이띠 사내. 대전 문창국민학교, 대전 중학교를 거쳐 현재 대전 상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 호정무(虎正武)의 창시자로서, 동서고금 최고 무공의 달인. 또, 문학을 아주 많이 사랑하는 까닭에 공부하는 짬짬이 자신의 공책에다가 창작 단편소설이나 시를 쓰기도 하고, 또 음악, 미술, 무용(발레), 판소리, 창극 등과 같은 여타 예술 분야에도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 하지만, 여성편력이 지나칠 정도로 심하고, 한 도시의 깡..
2024.12.11 -
[창작장편소설]별빛의향연69
69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 어두워진 도로 위를 빗물을 튀기며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 검정색의 고급 승용차. 서동신은 힐끗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 해 본다. 밤 여덟시 삼십 분. 바로 그 때,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젊은 사내의 가는 신음소리. “으으!” 곧 뒈져버릴 놈이 신음 소리는? 또다시 뿌드득 어금니를 갈아붙이는 서동신이었다. “도 동신아, 제발 모 목숨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뻔뻔한 자식! 내 가족을 저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서도 살려달라고? “입 닥치지 못해! 개자식! 아니, 개자식보다도 못한 인간 말종 자식!” “그래, 나는 인간 말종 자식이다. 그러니 내가 저지른 죗값을 하나도 남김없이 살아서 모두 치르게 해 줘 제발!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동..
2024.08.24 -
[창작장편소설]잎새의떨림87
87 저만치 여리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이 반지를 끼고 있는 한에 있어서는 그 누구도 내 시야를 벗어날 수 없고 숨을 수도 없다. “선생니이임! 선생니이임!” 역시 효과가 나타나는군. 여리의 발걸음이 미세하게 늦춰진 것이 감지되어 온다. 역시 인간은 권위 의식 또한 무척 즐기는 동물이란 생각이 든다. 남자든 여자든 그 누구나 말이지. 아무리 제자 녀석에게 제 육신을 바친 처지라 해도, 그 제자 녀석으로부터 선생님 소리를 듣는 것은 과히 기분 나쁘지 않은 일이라 하겠지. 반지의 힘을 이용하여 그대로 땅을 박차고 앞으로 이십 여 미터를 날아갔다. 그리고는 정확히 여리의 등 뒤에 내려서서 으스러져라 그녀의 몸뚱이를 껴안아주며 속살거린다. “가지 마! 제발!” “이거 못놓......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