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소설(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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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잎새의떨림06
06 [영어, 수많은 세월동안 이 것만큼 우리 한국인들을 많이 웃고 울게 한 존재도 없을 것입니다. 국민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대학원생, 그리고 공무원시험 준비생을 비롯한 여타 각종 고시 준비생, 심지어 승진시험을 준비 중인 직장인들까지. 말 그대로 대한민국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시련과 좌절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 존재. 반면에 그를 극복한 사람들에게는 하염없는 희열감과 성취감을 안겨주기도 하는 존재. 말 그대로 극단의 양면성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존재. 취하자니 뜻같이 잘 안되고, 그냥 포기 해 버리자니 차마 그럴 수가 없는 존재, 마치 먹자니 부담스럽고, 버리자니 아까운 그런 계륵 같은 존재, 바로 그것이 영어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인들은 왜 이리도 영어를 완..
2024.12.18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5
05 먼 과거,세상의 모든 밤하늘에는명멸하는 수많은 별빛들이찬란한 보석처럼 여울지고 있었습니다.그리고 그 모든 빛나는 뭇별들을 착한 시선으로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는 세상 모든 이들의 눈동자 속에서도별빛들은 여전히 은비늘처럼흔들리고 있었습니다.아,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그리고 사랑하는 동생들다섯 식구 오붓하게 마당 평상에 누워밤하늘 가득이로 웃음 짓던 밤.아, 내 사랑하는 그대 손 꼭 붙잡고저 아득한 밤하늘 가물대는 별빛처럼 하얀 박꽃으로 웃음 짓던 밤.(스무 살 승주에게 미쳐있던 열네 살 수창의 일기 중) 일요일 밤, 아무도 없는 옥상에 올라와서 열심히 호정무(虎正武) 수련을 하다가 잠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들이 정말 너무나도 곱게 반짝거린다. 초롱초롱한 별빛이 마치 승주의 눈빛을 닮아 있는 것..
2024.12.16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4
04 여러 날이 지나도록 아래층 남자를 다시 볼 수 없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겨? 아니라면, 그 날 일로 병원에 입원이라도 한 겨? 그녀 역시도 통 보이지를 않으니 정말 이상하네 그랴. 몸이 달아 미칠 것만 같구먼. 혹시, 그 자가 진짜로 맞은 부위를 다친 거 아녀? 그렇다면 치료비를 대 주어야 할 텐 디? 우리 집 형편에 그런 돈을 어떻게 감당한단 말이여. 만일 정말로 그렇다면 어떡 혀? 어떡하긴 뭘 어떡 혀. 그냥 몸으로 때우면 되지. 그 자식 말대로 그냥 깜빵에 들어가서 조금 살다 나오면 되지 뭐. 아니여. 정말 그렇게 되면 빨간 줄도 올라가게 될 것이고, 내 전도에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될 텐 디. 이거 증말 미치고 환장하겄구만! 그나저나 여자는 또 어떻게 된 겨? 왜 갑자기 안 보이는 ..
2024.12.15 -
[장편소설]잎새의떨림03
03 이미 칠흑같이 어두워진 동명중학교(동네에 있는 남자 중학교) 운동장. 하늘에서는 수많은 별빛들이 보석이라도 뿌려놓은 듯 찬란한 빛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 그 곳의 별무리는 마치 두어 시간 전에 내게 일어났던 일 따위는 별 대단한 사건도 아니라는 듯, 그 안에서 저마다의 밝기를 마음껏 뽐내며 끊임없이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두런거리고 있는 것 같다. 아니다 별들아. 오늘은 진정으로 내게 있어서 최고로 기념할 만한 날이란다. 드디어 내게도 현실에서 실제로 사랑하는, 아니 사랑하고픈 여자가 생긴 날이거든. 승주, 미안하오! 굳이 당신이 아니더라도 일단은 내게도 여자가 필요하오. 딱! 파! 그러니 너희들도 기꺼이 내게 축하의 인사를 보내 주어야 해. 비록, 여중생이나 여고생이 아닌, 연상의 여인, 그것도..
2024.12.14 -
불의를 보고도 참은 사연
불의를 보고도 참은 사연 어제 오후였습니다. 저는 볼 일을 본 다음 부지런히 어딘가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호등 있는 횡단보도 앞에 도착 해 보니 탑 차 한 대가 버젓이 횡단보도를 가로막고 불법 주정차를 해 놓고 있는 겁니다. 말하자면, 신호등이 들어와도 반대쪽 신호등을 전혀 살펴 볼 수 없게 말이죠. 그래서 제가 따지고 들었죠."아저씨, 이렇게 횡단보도를 가로 막고 있으면 어떡합니까?"그러자, 그 사람이 운전석에서 내려오더니 인상을 쓰면서 이러는 겁니다.조폭 같은 생김새에 덩치도 우람하더군요."뭐야? 네가 이 횡단보도 전세 냈어? "그 순간 저는 이렇게 모기 소리를 내고 말았지요."아니,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그렇게 꼬우면 어디가서 맞장 한 번 뜨든지?”그러나 저는 꼬리 내..
2024.11.29 -
[창작장편소설]별빛의향연69
69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런 어두워진 도로 위를 빗물을 튀기며 어디론가 부지런히 달려가고 있는 검정색의 고급 승용차. 서동신은 힐끗 자신의 손목시계를 확인 해 본다. 밤 여덟시 삼십 분. 바로 그 때, 뒷자리에서 들려오는 젊은 사내의 가는 신음소리. “으으!” 곧 뒈져버릴 놈이 신음 소리는? 또다시 뿌드득 어금니를 갈아붙이는 서동신이었다. “도 동신아, 제발 모 목숨만은! 제발!” 살려달라고? 뻔뻔한 자식! 내 가족을 저렇게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서도 살려달라고? “입 닥치지 못해! 개자식! 아니, 개자식보다도 못한 인간 말종 자식!” “그래, 나는 인간 말종 자식이다. 그러니 내가 저지른 죗값을 하나도 남김없이 살아서 모두 치르게 해 줘 제발!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동..
2024.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