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文]피아골을 지나며
[詩文]피아골을 지나며 피아골 계곡은 지금 온통 선홍빛으로 물들어 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이렇게 그 비감한 단풍 숲을 처연한 마음으로 묵묵히 헤치어 간다. 붉은 해는 벌써 서산으로 기울어 가고 계곡의 물소리는 쉴 사이 없이 흐느껴 운다. 아, 저 핏 빛 단풍을 닮아있는 한 많은 사연들이 긴 긴 세월을 두고 켜켜이 맺히어 있음이련가. 피아골이여, 나는 지금 온몸이 떨리어 온다. 그대의 아픈 절규가 긴 메아리 되어 이리도 생생하게 귓전을 맴돌고 있음이련가. 싸움, 반목, 전쟁, 눈물, 비참한 죽음, 살육과 살육. 피아골이여, 그대는 지금 그러한 단어들을 끊임없이 이야기 한다. 인간들은 도대체 왜 그러한가요? 인간들은 대체 왜 그러해야 하나요? 그러나 피아골이여, 나 역시 진실로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도..
2024.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