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나의 밀가루 사랑 이야기

2025. 8. 31. 08:56ㆍ허세창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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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밀가루 사랑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저는 우동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주기적으로 동네 우동 집에서 우동 면발을 사다놓고 먹고 있지요. 며칠 전에도 우동 4,000원어치 한 봉지를 사다 놓았는데 벌써 거의 다 먹고 조금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심지어는 우동 면발을 생으로 집어 먹기도 하니 말이지요. 특히, 이 우동이 맛있는 계절은 날씨가 차가워질 때입니다. 언 몸을 따뜻하게 녹이기에는 이 얼큰한 우동 한 그릇만한 게 없으니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어릴 때 생각이 다시 떠  오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저희 집이 정말 빈곤하게 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쌀밥 구경하기가 정말 힘들었지요. 그 대신 어머니께서는 요리솜씨가 무척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비록, 부족한 재료 부족한 먹거리이긴 하였지만 밀가루 재료 하나만 가지고도 어머니께서는 얼마든지 어린 우리 자식들의 입맛을 잘 맞추어 주셨으니까요. 특히,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얼큰한 수제비나 우동 한 사발의 맛은 언제나 최고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수제비나 우동을 자주 끓여 내 주셨지요. 어린 입맛에도 정말 맛이 좋은 음식으로 느껴졌습니다. 비록 쌀이 모자라서 별 수 없이 먹어야 하는 음식이긴 하였지만, 오히려 제 자신은 밥을 먹는 것 보다 우동 먹는 것이 더 좋을 정도였지요. 아마도 저는 태어나면서부터 밀가루 음식 체질이었던 같습니다.

아무튼, 우동은 언제 먹어도 맛이 좋습니다.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중의 하나로 자리매김 되어 있을 정도니 말이지요. 내일 역시도 저는 우동을 저녁으로 먹을 예정입니다. 그러자면, 또다시 우동 집으로 우동을 사러 나가야 하겠지요.

 

두 번째 이야기,

저는 젊었을 때 회사에서 퇴직을 당한 뒤로 여러 가지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다가 뱃일이라는 게 좀 힘들기는 해도 보수가 괜찮다는 허황된(?)정보를 어디서 주워듣고는 생활정보지를 뒤져  선원모집 광고에 난 모집회사에 전화를 걸어 보았던 것이지요. 저는 한 현성이란 친구 녀석에게도 전화를 걸어 함께 떠날 것을 종용했습니다. 한 현성이란 친구는 평소 제가 알고 지내던 연하의 동네 친구였습니다. 다행히 그 녀석도 호감을 보여주더군요. 그 녀석은 평소에도 자신보다 나이가 많고 군대까지 갖다온 저를 많이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출항 예정일은 8월 13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12일 날 저녁 부산으로 내려가서 제반 출항 준비를 마친 뒤에 일찍 잠자리에 들게 되었지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들이 타게 될 배가 있는 부두가로 나가보니, 선장하고 갑판장은 벌써 이미 항구에 나와 있는 중이었습니다. 마침내 부산항을 서서히 빠져나가는 45톤 유자망 어선 유명 호. 멀리 방파제 위에는 공휴일인 탓인지 이른 아침 시각부터 연인들이 다정하게 서로의 몸을 꼭 끌어안고 앉았다가 마침 지나가는 우리를 보고 손을 이리저리 흔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그 후, 우리는 동지나해 어장까지 장장 일주일간을 항해 해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장장 석 달 간의 상어잡이 조업생활. 특히,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인상에 남아있는 기억이 바로 밀가루 음식인 라면의 추억인 것이죠. 우리 배는 처음 부산항을 출항 해 나갈 때 라면을 박스채로 엄청 싣고 나갔었습니다. 왜 그렇게도 라면이 많이 필요한지 처음에는 잘 몰랐었지요. 그러나 조업생활을 시작하면서 알고 보니, 이 라면이야말로 정말 어로생활에 있어서 가장 요긴한 식료품이 아닐 수 없었던 것입니다.

초저녁에 그물을 던져놓았다가 밤 10시쯤에 기상을 해서는 전 선원이 나서서 열심히 그물을 당겨 올리다 보면 그야말로 온 몸이 녹초가 되기 일쑤입니다. 그럴 때 바로 우리 선원들의 허기를 잠시 달래주고 힘을 새로 솟구치게 해 주던 요긴한 음식이 바로 이 라면이었던 것이지요. 그물을 당기다 말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맛보는 라면 새참의 맛. 도대체 무엇이라고 표현을 해야 할까요. 말 그대로 ‘따봉’이 따로 없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선원들 일인당 평균 새참 한 끼 분으로 라면 두 봉지 분량은 소요가 된 것 같았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는 거의 세 봉지 분량 정도를 한 끼에 해 치운 적도 있으니까요. 그만큼 그물 당기는 일이 힘에 겨웠기 때문이기도 할 테지만, 밀가루를 재료로 써서 만든 라면 자체의 맛이 한없이 좋았던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한마디로 밀가루 음식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던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세 번째 이야기,

저는 밀가루 음식을 자주 해 먹습니다. 그 중에서 우동 못지않게 맛있게 조리를 해 먹는 음식이 바로 카레 국수입니다. 카레 국수는 다른 사람들이 잘 해 먹지 않는 저만의 독특한 음식이기도 하지요. 아, 그리고 카레 자체에도 밀가루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 우선먼저, 적당량의 양파, 감자, 돼지고기나 닭고기, 당근 등의 재료를 준비합니다. 고기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굳이 넣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고기를 넣지 않고 식물성 재료만으로 카레를 만들어 먹는 것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요.

2,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적당하게 부어 넣고서 미리 썰어서 준비해 둔 재료들을 함께 넣은 다음 재료들이 잘 익을 때까지 볶아줍니다.

3, 재료들이 잘 볶아졌다 싶으면 전자레인지의 불을 꺼 놓고서 프라이팬속의 재료에다 물을 더 해 섞어 넣어줍니다. 이 때, 국수를 삶을 물도 다른 쪽 화구에서 끓여주세요.

4, 그런 다음 다시 전자레인지의 불을 켜고 재료들이 다 익을 때까지 충분히 끓여줍니다. 그 시간을 이용해서 재빨리 다른 쪽 화구에서 적당량의 국수를 삶기 시작합니다.

5, 국수를 맛있게 준비하는 요령은 간단합니다. 수돗물을 틀어놓고서 최대한 빨리 찬물에다 반복해서 헹구어내는데 그 요령이 있습니다.

6,국수를 준비하는 도중에 충분히 잘 익어있을 카레 재료가 담긴 프라이팬의 뚜껑을 다시 열고서 천천히 카레분말을 부어서 넣어 줍니다. 제 경험에 의하건대 요즘에 나오는 카레제품들은 한꺼번에 분말을 부어주고 나서 잘 저어주기만 해도 대부분은 잘 풀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만큼 예전에 비해서 조리하기가 편해졌다는 뜻이겠지요.

7, 카레가 완전히 풀어질 때까지 잘 저어가며 계속 끓여줍니다.

8, 카레가 이제 맛있게 완성된 것 같군요.

9, 이제 완성된 카레를 밥이 아닌, 미리 준비 해 둔 국수에다가 부어넣고서 잘 섞어 비벼 드시면 됩니다. 예상외로 맛이 괜찮다는 것을 느끼시게 될 겁니다.

 

 

밀가루는 이제 인류의 식량자원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곡식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밀가루로 만들지 않는 음식이 거의 없을 정도니 말이지요. 그런 견지에서 보더라도 앞으로 저의 밀가루 사랑은 계속 이어지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감사합니다.

 

2012.12.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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