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모욕죄
[단편소설] 모욕죄지은이: 허세창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기운이 많이 빠진 상태다. 몸이 상당히 피로하다. 게다가 투닥투닥 굳은 비까지 내려오기 시작하니, 부리나케 집으로 들어가 찐득거리는 몸의 땀이나 씻어내고, 어서 빨리 자리에 누워야겠다. 했는데, 저기 저 파란 철대문 밖 우체통 밖으로 삐죽이 대가리를 내비치고 있는 허연 무엇. 뭘까? 전기요금 고지서? 수도요금? 가스요금? 건강보험료? 카드대금? 신문구독료? 생각 했는데, 쓱 뽑아들고 보니, 생뚱맞게도 겉봉에 떡 박혀있는 00경찰서 표식. 놀고먹는 기초수급자한테 뭐 뜯어먹을 거 있다고 경찰서씩이나......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쑥 뽑아들고서 녹슨 철 대문을 찌그덩 밀고 마당 안으로 쓱 들어서니, 그래도 제 주인이랍시고 반갑다 살..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