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18. 10:40ㆍ허세창컬럼

지나치게 대학에만 편중된 기부 문화
최근, 대학교수들의 연구비 횡령사건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소식에 따르면, 요즘 각 대학교의 일부교수들은 각종 연구를 진행한다는 구실 하에 국가나 기업, 그리고 일반 사회단체나 독지가 등에서 적지 않은 액수의 연구비를 지원 받아서 그것을 순수하게 연구진행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개인 착복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착복 액 속에는 자신들의 제자들인 대학원생이나 조교들이 받아 가져야 할 수당 지원금마저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인데, 정작 제자인 당사자들은 사오십 만원 정도의 보잘 것 없는 수당 책정금이나마 자신들의 스승에게 빼앗기고도 아무런 불평불만을 겉으로 표현하지도 못한다는 것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제자들의 입장으로서야 설사, 마음속으로는 스승에게 자신의 몫어치를 착복당한 것이 분하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학과점수나 진로의 문제에 있어 혹시라도 차별을 받게 되면, 오히려 그게 더 손해일 것 같아 함부로 항의를 할 수조차 없게 된다는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현실이 아닌가.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 지경이 되어 있는 것인지 개탄스럽기만 할뿐이다. 이런 사실도 모르고 때만 되면, 나타나곤 하는 거액기부자인 검소한 독지가들은 지금쯤,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 것인지 궁금해지지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그 귀한 돈을 불쌍하고 못사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사업에라도 내 놓았던 게 오히려 더 나았던 것이 아닌지 묻고 싶을 뿐이다. 명예심을 가지고 순수한 학문의 열정으로 임해야 할 교수들이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된 연구비마저 그렇게 마음대로 착복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제자들의 수당까지 모두 가로채고 있다는 것은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는 노릇이다. 차제에 관계수사당국에서는 이런 일들을 더욱 철저하게 파헤쳐 주기 바란다. 그리고 책임을 물은 사람들은 모두 다 엄격하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자신들은 평생 힘들게 돈을 모아서 검소하게 사시다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하직하면서 기껏 대학교에다가 그 소중한 돈을 몽땅 기부하고 가신 여러 고인들의 유지나마 충실하게 받드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우리 국민들이 피땀 흘려가며 번 돈을 세금이라는 구실로 쉽게 걷어다가 정작, 그런 사람들의 입안에다가 착착 들이밀어 주고 있는 관계당국의 실정조차도 그나마 조금이라도 만회를 해 볼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어찌됐든 필자의 결론은, 이제는 우리나라 독지가들의 기부 문화도 지나치게 대학 쪽으로만 편중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의 그늘진 곳으로도 시선을 돌려주길 바라는 것이다. 아무리 교육의 중요성이 크다고 해도, 그것을 오로지 독지가들만이 감당해야 할 몫도 아니지 않는가 이 말이다.
2005.12.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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