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장편소설]잎새의떨림62

2024. 7. 30. 14:06창작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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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지만 희정이 어머님은, 아니 장모님은, 깡패두목 사위가 그리 달갑지 않으신가 보다. 쳐다보지도 않으시니 말이다. 하긴, 깡패두목이 뭐 그리 자랑스러울 일인가. 물론, 아직까지는 내가 깡패두목이라는 사실을 아시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장모님. 이제부터는 제가 장모님을 크게 호강시켜 드리려고 하는데 너무 그러지 마세요 제발! 딱! 파!

“희정이 너, 공부는 안 하고 대체 어디로 싸돌아다니는 겨? 한시도 집에 붙어 있을 생각을 안 하니! 속 터져! 속 터져! 내가 너 때문에 지레 복장이 터져 죽고 말거여. 그러고 학생도 그렇지. 공부하는 학생이 밤 낮 그렇게 지지배하고만 쏘다니면 공부는 대체 언제 할 겨? 그래 가지고 대학이나 들어가겄어?”

압니다 장모님. 하지만 저는 다른 학생들하고는 다르다고요.

“엄마, 수창이 오빠한테 너무 그러지 마. 수창이 오빠 전체에서 십 등 안에 들어. 일 등 할 때도 있었대.”

에그 희정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뻥친다. 십 등이 아니고 백등이여 백 등. 그리고 일 등이 아니고 십 등이여. 그래도 그 정도면 잘 한거지 뭐. 딱! 파!

“뭐여? 이놈의 지지배가 지금 그게 중요한 겨? 니가 그렇게 자꾸 밖으로만 맴도니까 문제라는 거지?”

“엄마! 잔소리 좀 그만 해! 아빠한테 시달리는 것도 지겨워 죽겠는데, 엄마까지 자꾸 왜 이래?”

“니 년이 잘 만 해 봐. 부모가 왜 잔소리를 해 대겄어? 하여튼, 철딱서니라고는!”

“그래 희정아, 장모 아니, 어머님께 잘못했다고 빌어. 그리고 앞으로는 공부 열심히 하겠다고 어서 말씀드리고?”

에그! 요놈의 조동이! 정신 차리고! 어르르르르 까꾸! 딱! 파!

“오빠까지 대체 왜 이래? 내가 정말 못 살아!”

“이놈의 지지배! 학생 말이 하나도 그른 게 없는데 뭘 못 살아? 학생 말이여, 들어보니, 공부도 잘하는 학생 같은 데, 뭐가 부족해서 이런 날라리 지지배하고 어울려 다니는 겨?”

아닙니다 장모님. 저는 날라리 지지배가 더 좋습니다. 희정이가 만일 날라리 지지배가 아니고 범생이 지지배였다면, 저는 그닥 이 날라리 지지배한테 끌리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말이죠. 이런 날라리성 지지배들이 더 좋다니까요. 주미 같이 날라리 끼가 좀 섞인 여염집 지지배. 그리고 진숙이, 소희, 혜린이, 옥자 같은 완전 날라리성 화류계 지지배들. 내 자신도 왜 그런지 그 이유를 모르겄군요. 아무튼, 저는 말이죠. 날라리 끼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완전한 범생이 요조숙녀는 별로라니깐요. 아 물론, 그전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미모를 겸비한 상태 하에서의 날라리 지지배여야 한다는 겁니다. 안 생긴 여자가 날라리 짓만 하는 것은 차마 봐 줄 수가 없더군요. 물론, 외모만 따지는 속물적 사고방식이란 것 인정합니다. 그래도 할 수 없지요 뭐. 제 마음이 그러라고 시키는데 어쩐단 말입니까. 아참, 우리 승주를 빼 먹었네요. 장모님, 우리 승주 같이 어여쁘고 귀여운 날라리 가수도 좋아합니다요. 네네! 딱! 파! 화상, 혜은이가 왜 날라리여? 알어 짜샤! 나도 승주가 날라리 아니라는 거. 하지만, 어쩌겄냐? 날라리 지지배를 좋아한다고 해 놓고 날라리 아닌 여자도 좋아하는 것이 되면, 그게 말이 안 되니 말이여. 그래서 그냥 도매금으로 넘겨 버린 겨. 뭐여? 허! 화상 너도 그런 억지 부릴 줄 아냐? 그럼 짜샤! 나라고 왜 억지를 못 부리겄냐? 그나저나 짜샤 너, 계산 해야지? 후다닥! 흐흐흐! 그거 참 아주 편리하구먼!

“아닙니다 아주머니. 희정이는 무지 착해요. 그냥 겉으로만 그래 보이는 것이지 실제로는 정말 선한 아이입니다.”

“오빠 나 지금 병 주고 약 주는 거야?”

곱게 나를 흘겨보는 가출소녀. 미치갔다. 장모님만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그냥 콱 이걸 한 입에...... 딱! 파!

“저런 것이 선하긴 뭐가 선 해. 아무튼 희정이 너, 오늘부터 외출 금지여. 문 밖으로 한 발자국만 나갔단 봐. 그땐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고 말겨!”

“아우! 엄마?”

“그건 그렇고 학생도 마찬가지여. 공부하는 학생이 공부는 언제하고 연애질만 하고 돌아다닐 겨? 물론, 공부는 잘한다니 다행이지만서도, 그래도 학생의 본분은 그게 아니니까 하는 소리여. 그러니 앞으로는 우리 희정이 하고 더 이상 어울릴 생각 말고, 공부나 더 열심히 해. 희정이를 이렇게 데려다 준 건 정말 고마운 일이지만서도, 이제 그만 학생도 돌아가 주면 좋겠어.”

“엄마, 그래도 그렇지. 모처럼 집에 온 손님을 그냥 보내는 법이 어디 있어?”

“그냥 안 보내면? 업어라도 줄까?”

“엄만 참, 그게 아니고 오빠 밥 좀 해 주라고. 나도 배고프단 말이야.”

“뭐여? 밥?”

이쯤해서 할 말을 얼른 꺼내야 할 듯싶다. 희정아, 오빠는 지금 배가 고프지 않아. 그냥 너 하고 함께 있기만 해도 배가 이렇게 부른 디? 그게 아니고 말이여.

“어머님, 밥은 됐고요. 제가 어머님께 드릴 말씀이 좀 있습니다.”

“아 됐다니까. 학생 말 안 들어도 뻔한 이야기 아녀? 다시 한 번 당부하지만 앞으로 우리 희정이 하고 만나는 일은 삼가 해 줘요. 그래도 학생이 보기에 막 돼 먹은 학생 같지 않아서 이렇게 점잖게 이야기 하는 거여. 그러니, 이젠 어서 돌아가 줘.”

“저기 어머님, 요즘 생활하기가 많이 힘드시죠?”

“학생이 그런 건 왜 묻고 난리여? 그런 거 상관하지 말구 어서 돌아가기나 하라니께?”

“어머님 댁 생활형편이 어렵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희정이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저 년이 대체 뭔 소리를 하고 다닌 겨? 어린 학생이 오지랖도 넓네. 우리 집 생활 형편이 어렵든 그렇지 않든지 간에 학생이 상관할 바 아니니께 어여 돌아가기나 해!”

“엄마 나 오빠한테 그런 말 한 적 없어.”

희정아, 니가 그런 말 안 한거 나도 잘 안다. 하지만 그냥 한 것으로 해 두면 안 되겄니? 나 정말 니가 한 것으로 해 두고 싶어. 그리고 장모님. 장모님 댁의 어려운 형편을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습니다. 내 사랑하는 여자의 부모님이 이렇게 힘들게 살고 계신데 어떻게 사위된 처지로서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겄습니까? 이제부터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이 사위가 장모님을 아주아주 많이많이 호강시켜 드릴 테니까요. 희정아, 이런 오빠 마음 진정이야. 요 깜찍한 것! 딱! 파!

“저기, 어머님 이거 받으세요.”

불문곡직 흰 봉투를 내 밀었다. 안에는 물론 거시기가 들어 있었고. 그것도 꽤나 두둑하게.

“이게 뭐여?”

“자그마한 제 성의니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

“학생! 지금 뭐 하자는 겨? 지금 나 하고 장난치자는 겨?”

아닙니다 장모님. 언감생심 제가 어떻게 하늘같은 장모님하고 장난을 칩니까?

“그게 아니고......”

“얼굴은 멀끔하게 생겨가지고 정말 경우가 없는 학생이네? 우리가 아무리 없이 산다고 해도 그렇지. 아니, 도대체 우리를 뭘로 보고?”

희정이도 무척 놀란 모양이었다. 어여쁜 눈을 크게 치켜 뜬 채로 나를 돌아보고 있었다. 뭘 그리 놀라고 그러니 희정아. 다 알면서. 좋은 게 좋은 건데.

“저기, 장모님! 앞으로 제가 이 집의 사위가 될 사람인데, 그런 제 성의를 봐서라도.”

내친김이다. 이참에 아예 뿌리를 뽑아놓고, 아니 심어놓고 가 버리리라. 나 정말 당당하게 이 집 사위가 되고 싶단 말이여. 흐엉! 딱! 파!

“뭐, 뭐여? 자 장모님? 사, 사위? 학생 지금 뭐라고 했어? 자 장모? 사, 사위?”

그렇습니다 장모님. 저는 진작부터 장모님의 사위가 되고 싶었습니다. 물론, 장모님 한 분께만 사위노릇 하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사위는 사위인데요 뭐. 여러 장모님을 모시게 될 사위인 건 맞습니다. 지송합니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딱! 파! 화상, 너 짐승 되기로 작심했냐? 짜샤! 계산 해야지? 후다닥! 흐흐!

“오빠!”

희정아, 내친김이다. 어차피 너 하고 나는 백년해로해야 할 몸이잖아.

“당장 나가 너! 너 이제 알고 보니, 순 불한당이구나? 공부 잘 한다는 소리도 다 헛소리일 거여. 아 어서 못 나가?”

불한당이라도 좋습니다. 희정이를 내 아내로만 만들 수 있다면, 아주머니를 내 장모님으로 할 수만 있다면, 불한당이 아니라 불한당 할아버지가 되어도 좋습니다. 아, 저 불한당 맞다니깐요.

“엄마, 그만 해! 이 오빠 돈 많은 건 사실이야. 그러니 그냥 받아도 돼!”

역시 내 마누라여. 희정이 너는 내 마누라 될 자격이 충분 혀! 딱! 파!

“이 년이 미쳤나? 철딱서니라고는 하나도 없는 년! 너도 어서 나가 이 년아! 당장 내 눈앞에서 사라지라니께?”

“엄마! 엄마!”

“놔! 놓으라니까! 아, 이거 못 놔!”

모녀가 실갱이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더 짠해 온다. 그래, 잘 생각한 거다. 나는 오늘 꼭 이 돈을 장모님께 드리고 가야 혀! 암, 그래야 혀!

“장모님, 제가 비록 아직까지 어린 학생 처지이기는 하지만, 진작부터 세상 살아가는 이치를 많이 통달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제가 지금 조그마한 사업체(?)를 하나 경영하고 있거든요. 다행스럽게 큰 실패도 보지 않고 그런대로 잘 운영이 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약간의 금전적 여유가 좀 있거든요. 그러니 부담 갖지 마시고 받아주세요."

“장모님이란 소리 그만 안 둘 거여? 그리고 뭐여? 사업체? 고등학생이 사업체를 경영한다고? 이거야 원 갈수록 태산이네. 아, 당장 못 나가? 더 이상 학생 꼴도 보기 싫어!”

“엄마 대체 왜 이래? 왜 사람 말을 못 믿어? 사업 한다는데 나이 하고 무슨 상관이야? 사람이 똑똑하면 어린 나이에도 사업 할 수 있는 거지. 사람이 모자라면 아빠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거고. 저 오빠가 사업 한다는데 왜 안 믿고 그러는데? 정말, 이해가 안 돼.”

옳지! 우리 희정 선수 잘한다. 영찻! 영찻! 힘내라 힘! 그래도 아빠를 비난하면 안 되는 겨. 너를 낳아주신 분인 디? 그나저나 장모님, 이래도 안 믿으실 겁니까요? 히히!

“이년이 정말? 그래, 사업을 한다고 쳐! 그래 학생,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고 있는 겨? 아, 공부하는 학생이 대체 무슨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겨? 말 해 보라니께? 대체 무슨 사업이여? 기가 막혀서 말도 안 나오네.”

“돌아가신 선친께서 물려주신 얼마 안 되는 재산을 밑천삼아 홀 어머님과 더불어 이 것 저 것 많은 장사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장사경험을 많이 쌓게 되었고요. 그런 경험을 가지고 어린 나이에 남들보다 좀 일찍 사업의 눈을 뜨게 된 것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나중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은 그저 이 정도까지만 알고 계세요 장모님.”

그렇습니다. 장모님, 저는 죽어도 장모님 소리를 빼놓고 싶지가 않다니깐요.

“......”

드디어 아무 말씀도 못 하고 뚫어질 듯 사위 얼굴만 응시하고 계시는 장모님. 흐흐흐, 드디어 먹혀 들어간 겨? 내 새빨간 거짓말이 잘 먹혀 들어간 겨? 아버지한테 재산을 물려받았다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긴 하지만, 어찌됐든 나 지금 자수성가(?) 한 놈 맞긴 하잖여. 결정적인 건 잘생긴 내 얼굴도 장모님의 분노를 가라앉히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는 거! 흐흐흐! 딱! 파!

“엄마, 이제 오빠 말 믿는 거야?”

“너는 잠자코 있어. 그리고 학생, 학생 말이 다 사실이라고 쳐보자 이거여. 그런 디 공부하는 학생이 공부는 언제 하고 사업을 하고 있단 말이여? 대학교는 안 들어갈 겨?”

“엄마 자꾸 왜 이래? 이 오빠 공부도 대따 잘한다니까.”

“너는 가만히 있으라니께. 대답 해 보란 말이여. 그리고 장모님이라고 한 소리에 대해서도 해명을 해 주고 말이여.”

좋습니다 장모님, 이참에 당당히 제가 원하는 바를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네, 공부도 희정이 말대로 잘하고 있는 편입니다. 사업도 물론 잘하고 있고요. 그러니,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제가 장모님이라고 운을 뗀 이유는 언젠가 반드시 희정이와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했습니다. 절대 희정이를 고생시키지 않을 것이고 배신하지도 않겠습니다. 또한, 장모님과 장인 어르신도 지극정성으로 받들어 모실 각오입니다. 제 진심입니다. 받아주십시오 장모님.”

“......”

“오빠...... 엄마......”

희정이의 고운 눈에 영롱한 눈물이 맺히고 있다. 가출 소녀가 그러니 더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깨물어 먹고 싶을 정도로. 저 눈물방울을 마구 마구 핥아주고 싶다.

“돌아가 줘. 오늘은 더 이상 학생을 보고 싶지가 않으니께.”

감사합니다. 장모님. 반허락을 내려 주신 것으로 알고 돌아가겄습니다. 하지만, 이 돈은 받아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네, 돌아가겠습니다. 장모님! 하지만, 이 돈은 제발 받아주세요. 부담 갖지 마시고 받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주머니 돈이 쌈지 돈이고, 사위 돈이 곧 장모님 돈 아니겠습니까?”

“뭐여? 거 거참! 이 학생이 정말?”

감사합니다. 장모님! 그렇게 웃으시니 얼마나 아름다우십니까. 우리 희정이가 저렇게 고운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엄마, 제발......”

“너는 왜 자꾸 나서고 그려? 알았어. 내가 일단 맡아 두기는 하겠어. 학생 말마따나 우리 집 형편이 힘든 건 사실이니께. 허지만, 이 돈은 우리가 잠시 빌리는 것으로 하겠어. 학생이 정말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니께 그 말을 믿어보고 돈을 빌린다는 겨. 그리고 이자도 충분히 쳐서 계산 해 주겠어.”

“안 그러셔도 됩니다.”

“벼룩도 낯짝이 있는데, 그냥 받을 수가 없는 돈이여. 아무튼, 자네 마음은 잘 알았으니께 돈은 그대로 두고 돌아가 줘. 생각할 게 많아서 머리가 복잡 혀 지금은......”

지송합니다 장모님. 제가 장모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면 용서 해 주세요. 그 죄업의 닦음 역시, 당신의 따님을 어여삐 보살피고, 아껴 주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딱! 파!

그렇게 마무리 짓고 희정이네 집을 간신히 빠져 나왔다. 물론, 장모님이 씨암탉을 삶아주신다고 해서가 아니라 희정이가 눈치도 모르고 밥이나 먹고 가라고 자꾸 붙들어 대서 말이다. 언제나 철이 들라는지. 하긴, 그런 니 모습 때문에 내가 더 너한테 집착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런데 말이지. 희정이네 저 집은 지난 번 과거로 회귀 했을 때의 그 지하 셋방은 아니다. 다른 동네의 지하 셋방이다. 물론, 모양새는 많이 비슷하긴 하다. 아무래도 장인장모의 집 취향(?)이 그런 쪽인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요 장인장모님, 이제부터는 취향을 좀 바꾸셔야 할 듯합니다. 제가 바꿔 드리겠습니다. 우리 소중한 희정이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분들이신데 제가 어찌 감히 그 곰팡내 진동하고, 습기 눅눅한 지하 셋방에서 거처하고 계신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겄습니까. 그러다 골병드십니다요. 장모님, 이제부터는 남은여생(?), 편안하고 행복하게 누리셔야 합니다. 여생이라고 하니, 좀 어울리지는 않는 것 같지만 말이지요. 그러고 보니, 우리 장모님의 연세는 사십 대도 아직 안 되었을 것이다. 희정이 나이를 봐서도 말이지. 하지만, 겉모습은 오십 대 중반도 더 되어 보인다. 그만큼 생활의 궁핍을 많이 겪고 있다는 반증이리라. 가련하신 분. 여자 나이 30대 후반이면, 파릇파릇한 노처녀(?) 행세를 해도 충분할 나이건만. 딱! 파! 화상, 혹시 너 희정이 엄마까지? 뭐여? 아니 이 자식이 근데 너 죽었다. 이리 와! 후다닥! 어렵쇼! 너 거기 안 서? 짜샤! 너 거기 안 서! 메롱! 내가 왜 서냐. 서면 맞아 죽는데. 후다다다닥!  허! 허허!  

“최 기사, 갑시다.”

“네, 단장님.”

어디로 가냐고 묻지도 않고 어린놈에게 꼬박꼬박 단장님 소리까지 붙여가며 눈치 빠르게 행동하고 있는 최수종 기사. 제법 대견하게 보인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모습이란 말이여. 거 참 희한하네. 전생에서 봤나? 아니면, 후생에서 볼 사람이라서?

진숙과 소희가 목이 빠지게 서방님을 기다리고 있던 여관으로 가서 각자에게 하나씩 금일봉 봉투를 하사(?) 해 주었다. 말이 금일봉 봉투지 꽤나 두둑한 금일봉 봉투다. 두 여자에게 오늘부터 소일거리 삼아 생업으로 해볼 만한 가게들을 알아보라는 의미인 것이다. 그렇게 이르고, 혹시라도 가게 얻을 돈이 모자라면 더 얘기하라고 이른 뒤에 간신히 그곳을 빠져 나왔다. 두 여자가 쌍으로 오리정 고개 넘어가는 이 도령 바짓가랑이 잡고 늘어지는 춘향이 모습을 그대로 재현 해 보였기 때문이다. 미안하다 얘들아! 니들이 싫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내가 꼭 가 볼 데가 있어서 말이지. 딱! 파!

“최 기사, 갑시다.”

“네, 단장님.”

이번에도 역시 어디로 가냐고 묻지도 않고 알아서 우리 집이 있는 쪽으로 잘 가고 있는 최수종 기사. 그것 참 희한한 일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혹시, 독심술? 궁금한 것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는 법,

“최 기사는 어떻게 물어보지도 않고 척척 알아서 목적지를 알 수 있지요?”

“네 단장님, 다른 형님들 차를 많이 몰아봐서 그런지 저절로 그렇게 되네요. 단장님 얼굴만 봐도 바로 행선지가 떠오르게 됩니다.”

“그거 참 대단한 재주군요. 독심술이 따로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소시 적에 독심술 공부도 좀 하긴 했습니다.”

“그렇군요. 어쩐지......”

그런 와중에 차는 벌써 우리 집 앞에 당도 해 있었다. 최 기사를 잠시 집 밖에 대기시켜 놓고는 집으로 올라가 보니, 마침 엄니가 집에 있었다. 요즘은 떡 장사가 신통치가 않아서 집에서 쉬는 날이 더 많은 것이다.

“너는 공부는 안 하고 대체 어딜 그렇게 쏘다니는 겨?”

“친구들 만났지 뭐.”

“이제는 3학년 올라 갈 껀 디, 공부도 좀 신경 써야 혀!”

“알았어.”

“밥 차려 줄 팅께 좀 기다려!”

엄니, 나 배 안 고프다니께. 밥 보다 더 맛있는 육 고기 씹으러 가야 한다니께. 어헛! 어수창 네 이놈! 아무리 여자에 환장한 놈이기로서니, 육고기가 뭐냐 육고기가. 에고, 에고 지송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아니, 별님이시여. 앞으로 조심 할 게요. 엄니 죄송혀유. 지가 본래 이런 놈은 아닌 디, 어쩌다 이렇게 타락의 바닥까지 떨어져 버렸는지 지 자신도 잘 모르겄구먼유. 딱! 파!

“배 안 고파. 그나저나 엄마 이 돈 받어.”

“이게 뭔 돈이여?”

훔친 돈은 아니니 걱정 마세요 엄니. 엄니 아들이 당당하게(?) 벌어온 돈이란 말입니다. 엄니, 나 기운 센 천하장사잖아요. 헤헤!

“짬일 해서 번 돈이지 뭐.”

“짬일? 아니, 이 눔 자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짬 일이 다 뭐여? 누가 너 보고 그런 일 하라고 했냐? 그러고 니가 지금 무슨 대학상이여? 대학상도 아닌 것이 이게 무슨 해괴한 짓거리여?”

엄니, 고등학상은 짬일 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남유? 고등학상도 얼매든지 짬일 할 수 있단 말이여유.

“알았어. 앞으로 안 할 테니까 일단 받기나 해요.”

“이 눔 새끼가 정말? 그래, 짬 일은 뭐 한 거여? 아, 무슨 일 한 겨?”

“걱정 마요. 나쁜 일 해서 번 돈 아니니까.”

“아 얼른 말 못 혀?”

엄니, 그게 그렇게 궁금하신 건가요? 하긴, 그러시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사실대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요. 지송혀유! 여기서 잠깐, 짬 일은 소위 말하는 아르바이트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호정단장이 누구인가.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을 배격하는 자가 아니던가. 그래서 아르바이트란 외래어를 짬 일로 순화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엄니 역시도 마찬가지고. 우리 엄니도 내 영향(?)을 받아서 외래어 남용은 무조건 싫어하신다. 그것 참 신통방통하시다. 딱! 파!

“나중에 알려줄 게. 아무튼, 일단 이 돈 엄마가 써.”

후다닥 자리를 떨치고 일어섰다. 돈 봉투가 엄니 무릎 앞으로 철퍼덕 나뒹군다.

“또 어디 가려구?”

“잠깐 가 볼 데가 있어서 그래.”

“너 거기 못 스냐? 아니, 저 눔 새끼가? 창아! 창아!”

안 서유! 엄니의 자랑스러운 아들 창이는 이제부터 맛있는 육고기 씹으러 가야 한다니께유. 그 육고기가 목이 빠지게 서방님을 기다리고 있는 디 어치케 엄니가 스란다고 슬 수 있겄남유? 엄니도 잘 아실거구만유. 먼저 살던 집 아래층 그 여자 말이여유. 딱! 파! 화상, 나 지금 막 두드러기 돋으려고 한다. 그라고 독자들 생각도 좀 해주라. 독자들, 오글거려하는 저 모습 안 보이냐? 그려 짜샤! 안 보여! 독자들이 뭐 말라비틀어진 것들이여? 에게게! 이 화상, 오늘 왜 이러는 겨? 너 그러다 그나마의 알량한 독자들마저 다 떨어져 나간다? 이크!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겨? 아이고, 독자님들 지송합니다유! 지가 지금 맛있는 육고기 씹을 기분에 취해서 제 정신이 아니었나 봅니다유. 그나저나 짜샤 너? 계산 해야지? 후다닥! 햐! 빠르다. 헛! 헛헛!

“최 기사, 갑시다.”

“네, 단장님.”

“어디로 갈 것인지는 알고 있습니까?”

“네, 단장님.”

“그거 참, 희한한 재주네.”

불가사의한 일이다. 더군다나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육고기 간(공주미 집) 앞에 차가 당도 해 있지 않은가. 이거 혹시, 이 작자가 내 반지의 힘을 빌려 쓰고 있는 건 아닐까? 아니면, 별님이 변신을 해서 장난질을?

‘수창 군, 나 최 기사 아니거든요. 그리고 수창 군 하고 장난질 할 여가 없거든요. 나 지금 태평양 상공에 떠 있어요. 그러니, 쓸데없이 나를 걸고 들어가지 말아 줘요.’

‘헉! 별님! 아 네, 미안합니다. 하도 희한해서 그냥 한번 그런 망상을......’

‘그럼, 재미 잘 봐요. 육 고기 체하지 않게 꼭꼭 잘 씹어 먹고요......풋!’

‘네? 아 네, 흐으!’

이거야 원, 그런데 태평양 상공엔 왜 떠 있는 겨? 그것도 좀 희한하네. 왜지?

‘저기 별님, 한 가지만 더 물어 보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태평양 상공에 떠 있는 거 에요?’

‘......’

‘대답하기 곤란하면 안 해도 됩니다.’

‘......’

거 참, 꼭 결정적일 때 대답을 안 해 준단 말이여.

“최 기사, 오늘은 그만 돌아가 봐요. 그리고 내일 오전 열 시쯤 해서 이곳으로 다시 와 대기 해 주고. 차도 당장 바꿔야 됩니다."

“알겠습니다. 단장님, 그럼 무한히 즐겁고 행복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소 최 기사!”

눈치 구단인 최 기사를 그렇게 쫓아 버리긴 했지만, 다시 또 이렇게 주미의 집 앞에 서고 보니, 기분이 왠지 껄쩍지근해지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왜? 그야 물론, 이 집이 주미의 집이기도 하지만, 한 때 그토록 사랑했던, 아니 지금 역시 몽매에도 잊지 못하고 있는 내 사랑 그녀, 바로 희의 집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희를 몰래 불러내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날들을 저 작은 창가 앞에서 서성대던 그 시간들이 다시 또 가슴 아프게 떠 올라온다. 아, 희야! 주미는 그만두고서라도 이대로 또 너를 보러 가야 할까? 아니여 아니여. 그래본들 그게 다 무슨 소용있겄어? 오히려 맴만 더 쓰라리겄지.

딩동!

“누구세요?”

주미의 비릿한 비음이 사지육신 속으로 쩌르르 스미어든다.

“나!”

“어머 자기?”

주미의 간편화 소리가 급하게 바닥에 부딪쳐온다. 흐흐! 많이 고팠나보군! 부리나케 열어젖혀지는 문. 동시에 후다닥 제 서방의 가슴팍 안으로 뛰어드는 농염한 육체. 아, 이 물컹한 느낌! 역시 좋아! 정말 좋아! 딱! 파!

“정말 고마워 자기야!”

“뭐가? 아까 온다고 했잖아?”

“그래도 자기 너무 바쁜 것 같아서 반은 포기하고 있던 참인데. 여기서 이러면 누가 본단 말이야!”

“볼 테면 보라지 뭐. 내 마누라 내가 안고 있는데, 어떤 놈이 뭐라고 할 거야?”

“호홋!”

주미의 묵직한-뱃속의 아기 포함해서-몸뚱이를 번쩍 안아 들고는 집 마당으로 성큼 들어서자마자 대문의 고리를 딸깍 잡아 걸었다. 오늘 밤, 우리의 질펀한 유희 현장을 단단하게 지켜 줄 안전 고리다. 주미의 하얗고 가는 두 종아리가 호색무인의 강철 같은 팔뚝 아래서 달랑달랑 귀엽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서방님 밥부터 먼저 챙겨 먹인다고 자꾸만 품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임신부 아줌니를 강제로 꼭 끌어안은 채, 재현이의 전화를 받고 있는 중이다. 자식이 눈치도 없단 말이여! 딱! 파!

“학교 애들이 전부다 가입하려고 하는데 이를 어쩌냐?"

“그냥 다 받아 주면 돼지!”

“3학년 올라가는데, 그래도 될 까?”

“걔들이 언제는 공부하는 애들이었냐? 걔들 어차피 학교는 졸업장 따려고 다니는 애들이었으니까 그냥 받아 줘도 돼. 기적이 일어나서 걔들이 설사 대학교를 간다고 치자. 그래봐야 전문대 아니면 지방 3류대가 고작일 텐데, 그런 학교 나와 봐야 사회에서 인정도 안 해주잖아. 물론, 아예 안 나온 거보다는 낫긴 하지만.”

“알았다. 무슨 뜻인지. 그건 그렇고 우리는 뭐, 국물도 없냐?”

“알았언 마! 너하고 인철이는 말이야 고문들과 상의해서 원하는 만큼 가져가란 말이야. 눈치 보지 말고. 대신 이번 한 번 만이다?”

전화 통화 동안에도 임신부 아줌니는 극구 제 서방 품에서 벗어나 보려 버둥질을 치고 있었다. 이런 모습 자체가 더 더욱 욕정을 자극 시킨다.

“한 장씩이면 되냐?”

“그래, 두 장씩 해도 되고.”

“고맙다 수창아.”

“뭘 그걸 가지고.”

“아 음!”

뭔 소리? 그렇다. 임신부 아줌니의 입에서 절로 흘러나오고 있는 소리다.

“이게 무슨 소리냐?”

눈치도 없이 새삼스러운 질문을 던져오는 녀석. 자식, 다 알고 있으면서......

“얌마! 형님 재미보고 있는 소리잖아!”

“크크! 미안! 그럼 재미 잘 봐라!”

“잠깐!”

“아 으음!”

임신부 아줌니의 신음 소리가 더 더욱 사납게 말초 신경을 자극 시켜도 할 말은 마저 끝내야 하는 법.  

“그건 그렇고 재현이 너, 앞으로 자질구레한 일은 너희들끼리 모여서 처리하란 말이야. 아주 중요한 일 빼 놓고는 너희 선에서 알아 처리하면 된다니까. 사사건건 나에게 보고할 필요도 없단 말이다.”

“알았다. 그건 염려 마. 나하고 인철이가 잘 알아서 할 테니까, 너는 대장으로서의 가오만 잘 잡아 주면 돼지 뭐.”

“그래 고맙다. 그리고 고문들에게도 전해라. 3일 후에 회합을 갖자고 말이다. 그리고 될 수 있으면, 그 가오란 단어 사용하지 마라. 그냥 위엄이라고 해!”

“흐흐! 알았어. 하여튼, 알아준다니까. 그런데 장소는 그 요정 집 맞지?”

“그래.”

“알았다. 그럼 진짜 재미 잘 봐라. 흐흐!”

“새끼가 웃기는!”

“흐흐흐!”

딸깍!

재현이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자기야, 나 밥해야......흡!”

“밥이 문제야 지금? 난, 자기 먹고파서 죽을 뻔했는데.”

“아으음!”

밥해야 한다던 아줌니가 오히려 더 찰거머리가 되어 악착같이 매달려 든다.

 

초저녁부터 서로의 몸뚱이를 아주 찰지게 해치워 버린 두 연놈이 밤이 늦도록 침대 위에서 한 덩어리로 강하게 밀착 된 채로 뜨겁게 정담을 나누고 있는 시간. 누가 보면, 저 두 연놈 혹시 연리지 나무가 인두겁을 쓴 것들 아녀? 하실 것도 같다. 딱! 파!

“자기는 어떤 집을 원해?”

수컷 연리지가 암컷 연리지의 탄력 좋은 거시기를 살살 쓸어주면서 묻는다.

“아파트 어떨까?”

암컷 연리지도 수컷 연리지의 거시기를 연신 조물딱 조물딱 해 주며 비릿한 목소리로 반문을 해 온다.

“글쎄, 아파트는 별로란 말이야. 꼭 닭장 같아서 말이지. 그리고 층간 소음문제도 있고. 남의 집 화장실을 머리 위에 이고 사는 꼴이기도 하고.”

“그래도 사는 데는 편리하잖아. 방범에도 좋고.”

“그건 그렇긴 한데, 우리 그냥 단독으로 하나 구해 보자. 마당 널찍한 집으로 해서 말이야. 강아지도 한 마리 키우고.”

그리고 하나 더, 남들 이목도 가리기가 더 수월하잖아. 내 아내들이 하나 둘이 아닌데. 흐흐흐! 딱! 파!

“자기 강아지 좋아 해?”

암컷 연리지가 눈을 빛내며 다시 물어온다. 이럴 때의 그녀 눈망울 모습은 흡사 티 하나 없는 어린 소녀의 그것 같기도 하다. 팔색조가 따로 없다.

“강아지 싫어하는 사람도 있나 뭐.”

그러면서 또 암컷 연리지의 탱탱한 방뎅이 살을 살살 쓸어주고 있는 변태소년. 정말 보드라워! 딱! 파!

“그런데 말이야 자기야. 나도 그럴 마음은 있었어. 마당에다 강아지 키우고 싶었어. 그럼 아무래도 한적한 변두리 쪽이 더 낫겠지?”

“당연하지. 당신하고 나하고만 같이 살 집인데.”

역시, 주미 너는 내 여자야. 서방님 마음을 이리도 잘 알아주니. 비록, 한적한 곳을 원하는 우리 둘의 의도가 조금은 서로 다르긴 하지만. 흐흐흐!

“알았어. 변두리 쪽으로 알아볼게.”

“오천 정도면, 충분할 거야. 마당도 널찍한 집으로.”

“그건 그렇고 자기야. 저기 나......”

“응?”

“한 번만 더 해 주면 안 될까?”

“뭐야?”

“딱 한번만!”

역시 명기 맞다. 그것도 아주 맛 좋은 명기. 앞으로 보다 더 철저히 관리를 잘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절대로 다른 놈들에게 눈길을 못 돌리게 하기 위해서라도. 또, 인철이나 재현이 녀석처럼 주미만 보면 침을 질질 흘려대는 뭇 사내 녀석들이 깜빡하고서 정신없이 주미에게로 덮쳐들다 호정단장한테 들켜 맞아 뒈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딱!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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