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콩트]망원경과 손전등

2025. 9. 6. 16:45허세창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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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콩트]망원경과 손전등

 

저는 어릴 때부터 망원경과 손전등을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종류의 손전등을 장만할 수가 있게 되었지요. 물론, 자금(?)의 출처는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용돈이었는데 그 적은 돈을 정말 티끌모아 태산 격으로 알뜰하게 모아놓고는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장만 해 놓은 손전등 중에서 유달리 제가 아끼는 것이 하나 있었지요. 바로 그 시절에는 흔하지 않은 기능을 내장하고 있는 점멸 손전등이었지요. 빨간불과 파란불을 교대로 점멸시킬 수 있는 이 손전등이야말로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보물중의 보물이었습니다. 바로 그 손전등을 가지고 밤마다 집의 옥상으로 올라가서 점멸 불빛 놀이를 하고 노는 것이 어린 저에겐 큰 즐거움이었지요. 혹시 다른 집의 누군가가 옥상으로 올라와서 자랑스러운 제 손전등의 불빛을 감상 해 주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날 밤에도 저는 옥상에 올라가서 신나게 점멸 불빛 놀이를 즐기고 있던 차에 기분이 좀 안 좋은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얼마쯤 떨어진 다른 집 옥상에서도 누군가가 제 것과 똑같은 기능을 발휘하는 손전등으로 점멸 불빛 놀이를 즐기고 있었던 것이지요. 제가 작동을 시키면 그 아이도 따라서 작동을 시키고, 제가 작동을 멈추면 그 아이도 작동을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제 것과 똑같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존심이 상한데, 심지어 제 행동을 따라 하기까지 하니 더욱 더 약이 올랐습니다. 도대체 어떤 녀석인가 싶어 저는 목에 걸고 있던 망원경으로 그 쪽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바로 그 때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 것이지요. 믿을 수 없게도 쪽이 진 머리에 비녀까지 꽂은 어떤 할머니가 몹시 즐거운 듯 열심히 제 쪽으로 열심히 손전등을 휘젓고 있었던 것입니다. 

 

2009.01. 허세창

하루속히 대법원 확정판결 범죄자이며 반란수괴인 그 자가 정당하게 법의 심판을 받고, 다시 정상적인 나라로 복귀 되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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