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콩트]정숙이의 비틀린 공간

2026. 1. 3. 13:59ㆍ허세창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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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콩트]정숙이의 비틀린 공간

(이 꽁트는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정숙이는 오늘도 동네 아이들과 함께 재미있는 숨바꼭질 놀이를 할 생각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며칠 전, 이 동네로 새로 이사를 온 뒤로부터 새삼스럽게 부쩍 더 재미를 느끼게 된 놀이였지요. 그만큼 동네 아이들이 새로 이사 온 정숙이에게도 친절하고 싹싹하게 대해 주었던 것이랍니다. 정숙이는 아침밥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서둘러서 동네 아이들이 모여 있을 축대 밑의 그 공터로 달려가 보았습니다. 숨바꼭질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어요. 아이들이 둥글게 모여 서서 가위 바위 보로 술래를 정하고 있는 중이었으니까요. 그 때 정숙이를 본 미숙이가 늦게 온 벌로 정숙이가 먼저 술래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정숙이는 밝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어요. 마침내, 정숙이가 술레가 되고 동네 아이들이 이리 저리 흩어져서 숨었답니다. 정숙이는 먼저 옆의 축대 위로 기어 올라갔습니다. 그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숨은 아이들이 모두 보일 것이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축대위로 기어 올라간 정숙이는 깜짝 놀라고 말았답니다. 그 곳은 이미, 자신이 잘 알고 있던 바로 그 장소였으니까요. 길 건너편에 숨어있던 미숙이도 놀란 눈으로 이쪽의 정숙이를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정숙이의 생각은 지금 미숙이가 있는 곳의 그 뒤쪽 골목길 안에 있을 축대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고요. 미숙이의 생각도 자신이 막 빠져 나온 골목길의 뒤 쪽 축대 쪽에 있어야 할 정숙이를 생각하던 중이었으니까요.

 

2006,05.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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