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1. 8. 11:21ㆍ허세창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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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처음 과거로 여행을 떠났던 내 방 그 자리에 그대로 누운 채로 가만히 눈물짓고 있는 중이다. 중국음식점에서 목이 빠지게 나를 기다리고 있을 어린 희정이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녀는 진실로 나를 기다리고 있기나 한 것인가? 그것은 뭐라고 정의 내리기가 좀 애매한 구석이 있다. 기다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고, 안 그렇다고도 볼 수 있는 뭐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 돌아가 볼까? 아니다. 돌아가지 말자. 에이, 돌아가 볼까? 아니다 아니야. 그래, 오늘은 이쯤에서 그만두기로 하자. 괜히 마음만 아파지잖아. 그리고 어디 보고 싶은 사람이 희정이 하나뿐인가. 승주의 아기 시절도 보고 싶고, 주미의 아기 시절도 보고 싶고, 희의 그 시절도 보고 싶기는 다 마찬가진데. 승주와 주미의 아기 시절로 돌아가 그녀들의 기저귀를 내 손으로 직접 갈아주는 기분은 어떨까? 에이, 그건 좀 그렇겠지? 미안 해 승주씨, 주미씨, 당신들이 선물 해 줄 우리 아가한테나 그러지 뭐. 딱! 파! 화상, 승주는 제외. 하! 고 자식! 알았어 짜샤! 그러나 언젠가는 승주씨도 꼭 내 여자가 될 거란 말이여. 그나저나 짜샤 너? 계산 할 게 있던 거 같은 디? 후다닥! 에게게? 짜샤 너 거기 안 서! 이 자식, 거기 안 서! 야아아! 짜샤 너 이 새끼!
허망한 반란의 시도가 될지언정, 이젠 미래로 넘어가서 그 허상의 반란 놀이나 좀 더 즐겨볼까 하는 욕심으로 호박 통을 굳게 감싼 채, 희정이가 일초 후에도 존재하게 될 바로 그 현장으로 보내 달라는 염을 간절히 모아 보았다. 굳이 내가 그렇게 한 이유는 지금으로부터 일초 후에도 희정이가 머물러 있을 공간이라면, 재차 현실로 회귀하자마자 즉시 그 현장으로 달려갈 수 있을 거라는 꼼수가 작용한 때문이었다. 나 잔머리 대왕이잖여! 딱! 파!
신기하고 소중하고 귀한 나의 반지여, 희정이가 존재 할 일초 후의 그 공간으로 즉시 나를 모셔가 다오. 얍!
엥?
안 되나?
별님, 하늘님, 옥황상제님, 부처님! 이야야얍!
거참!
이야야얍! 얍! 얍! 헥헥!
갑자기 왜 안 되는 겨? 왜? 왜?
사랑하고 존경하는 나의 반지여, 희정이가 머물게 될 일초 후의 그 미래 세상으로 나를 빨랑빨랑 데려가 다오 이야압!
에고, 안 되네. 얘가 또 왜 이러나?
‘별님, 대체 왜 이럴까요? 혹시, 별님이....... 막아 놓으신 건가요?’
‘그래요 수창군. 내가 막아 놓은 거랍니다.’
떵!
하이고 별님, 바로 즉답을 주시네요. 하지만, 왜 또 그러시나요. 그냥 내 버려두셔도 되는데.
‘왜 또 그러셨어요?’
‘그 이유는 묻지 말아요.’
네에...... 묻지 말라시니 묻지 않겄습니다.
‘물론, 무슨 사정이 있으시겠지요. 어쨌든 귀한 반지를 제게 선물 해 주신 거 정말 고맙습니다. 늦게나마 이렇게 큰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런데 이 귀한 반지를 대체 왜 저 같은 사람에게 주셨나요? 저는 별님도 아시다시피 호색질만 일삼는 별 볼일 없는 청소년에 불과한데요?’
‘수창 군, 그렇게까지 겸손 해 할 필요는 없는데요?’
‘아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대답해 주세요. 이건 정말 궁금하거든요. 혹시 이 반지 별님이 끼고 계시던 건가요?’
‘아니에요. 수창군 주려고 따로 보관하고 있던 거 에요.’
‘그럼 별님도 지금 이런 반지를 똑같이 끼고 계신건가요?’
‘아니랍니다. 나는 그런 반지를 낄 필요가 없어요. 반지 없이도 모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무슨 뜻인지 잘......’
그렇다. 이 성능 좋은 호박 통으로도 정확히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에그 답답 혀.
‘우리는 반지 없이도 모든 일들을 생각만으로 주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오래전 과거에는 우리 역시 그 반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지요. 말하자면, 우리도 그 반지 없이 는 많은 것을 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과학기술의 계속적인 진보 덕분으로 굳이 반지를 끼지 않아도 모든 일들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랍니다. 그런 까닭으로 지금은 선물용으로만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 대상은 당연히 다른 항성계 각 행성에 살고 있는 단 하나 선택된 존재들로만 한정됩니다.’
그렇다면 나 역시도 이 지구에서 단 하나 그 선택된 존재란 말인가. 음, 기분 좋은 일이군.
‘정말로 이런 반지를 끼고 있는 또 다른 지구인은 없나요?’
‘그래요 수창 군, 지구상에서는 오직 수창 군만이 지니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사항은 수창 군만이 반지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우리 항성계 행성 사람들처럼 만능에 가깝게 무언가를 이루어 낼 수는 없다는 겁니다. 지극히 일부의 능력만 사용할 수 있을 뿐이죠. 그 이유는 수창 군이 오히려 더 잘 알고 있을 거 에요.’
물론입니다. 별님.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지구상에서 오직 저 혼자만이 이 귀한 반지를 지니고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정말 무한한 영광인데요.
‘그 반지는 우리 은하 항성계 행성 사람들이 파견되어 있는 다른 일부 항성계 행성마다에 하나씩만 배정되도록 되어 있어요. 그러니, 우리 은하 일부 다른 항성계 각 행성마다에 하나씩만 배정되어져 있다고 해서 반지 그 자체가 그리 희귀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지요. 왜냐하면, 우리 은하에 속해있는 항성계만 해도 천문학적인 숫자이고, 또 다른 은하 항성계 숫자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무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말이죠. 그뿐이 아닙니다. 우주 그 자체부터가 무한대로 존재합니다. 차원을 달리해서 존재하는 우주도 무한대고요.’
그렇겠구나. 지구 안에서나 희귀한 것이지 우주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는 오히려 모래알만큼이나 흔해 터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구나. 그래도 좋다. 어찌됐든 지구 안에서는 오직 나만이 지니고 있는 물건 아닌가. 과거로 가서 장녹수도 내 여자로 만들 수 있고, 아니 이미 만들었고, 클레오파트라나 헬레네도 내 여자로 만들 수도 있고, 꿀꺽! 나 호색무인의 입장에서는 그것만으로도 그저 감지덕지지 뭐. 꿀꺽! 꿀꺽! 아니지. 그 여자들보다는 김승주나 공주미의 어린 시절 내지는 장희빈부터 먼저 만나봐야지 꿀꺽! 아니, 동탁이나 여포가 침 질질 흘려대던 초선이도 만나 봐야지 꿀꺽! 아니지. 조선 최고의 기생 황진이부터 먼저 만나봐야지 꿀꺽 꿀꺽! 아니야. 사실 그들보다는 어린 승주와 주미를 더 먼저 만나 봐야지. 꿀꺽! 꿀꺽! 딱딱! 파파! 화상, 정신 차리고! 꼬르륵!
‘저기......별님, 혹시 이 반지 영원히 제게 주신 건가요?’
에그 지송합니다. 무엄하게도 속물적인 질문을......
‘그건, 훗날 수창 군의 외피체가 수명을 다하고 던이 떠오르는 날, 재차 수거 해 갈 겁니다. 잘 보관하고 있다가 또 다른 지구인에게 선물을 해야 하겠지요.’
‘아, 그렇군요. 그럼 말입니다 별님, 이 반지를 저 보다 먼저 가졌던 지구인은 누구인가요?’
참 궁금한 것도 많다. 하지만 궁금한 걸 낸들 어쩌리오.
‘수창군의 반지를 이전에 가졌던 사람 중에는 인도의 싯타르타라는 사람이 있어요. 싯타르타는 내가 설명해준 인과의 법칙을 대체로 잘 이해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완벽하게 이해는 못 하더라고요. 하지만 싯타르타는 지구의 인간들뿐만이 아니라 다른 동식물들까지 진심으로 사랑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라서 기꺼이 선물을 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수창 군 직전에 마지막으로 이 반지를 선물 받았던 인물은 허균이란 조선 선비였습니다. 그런데 놀라지 말아요. 그 허균이란 사람의 외피체 속에 들어가 있던 던, 다시 말해서 기운이 빠져 나온 뒤 오래 우주공간을 떠돌다가 다시 그 기운이 자리하게 된 외피체가 바로 지금 수창 군이 둘러쓰고 있는 외피체랍니다.’
떵!
그랬었구나. 내 던, 아니 내 기운이 바로 교산 선생님 바로 그 분이 지니고 있던 기운이었구나. 그렇다면, 내가 바로 교산 선생님 그 자체라도 해도 과히 틀린 말은 아니지 않는가. 갑자기 눈물이 앞을 가리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리고 내 자신이 정말 자랑스럽다. 감사합니다. 천지신명이시여. 아니, 위대한 우주의 조화시여! 위대한 자연의 조화시여!
‘수창 군이 그 분을 얼마나 존경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알아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지금의 한국인들은 그분이 얼마나 위대한 분이었는지 잘 모르고 있어요. 모든 조선인들이 사농공상의 신분제도의 틀 속에 갇혀있던 그 시기에 그 분만은 만인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보자는 놀라운 생각을 내었으니까요. 물론 그 분 이전이나 이후에도 많은 천민(?)들이 평등세상을 구현해 보고자 노력했어요. 망이 망소나 임꺽정, 장길산 같은 분들이 대표적인 예지요. 하지만 내가, 허균 그 분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바로 당신 스스로 양반신분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냥 편히 앉아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권세만 누리고 살아도 될 텐데 그런 생각을 먹게 되었다는 점이 말이지요. 게다가 실천의지는 또 얼마나 대단하던지.’
‘그래요 별님. 교산 그 분, 아니 지금 제 기운의 주인이셨던 그 분은 정말 위대하신 분입니다. 만일, 당신의 생각대로 사해평등세상이 되었다면 조선은 미국보다도 더 힘이 센 나라가 되었겠지요. 서토 놈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고, 왜놈들에게도 나라를 빼앗기지 않았을 것이고, 양키와 로스케의 작당에 의하여 남북이 이렇게 두 동강이로 나누어지지도 않았을 테지요. 물론, 결과론이고 다른 변수도 작용했을 수도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그런 교산 선생님이 원통하게 능지처참을 당하여 몸이 갈가리 찢겨졌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레 강한 분노가 치밀어 올라왔다. 그 한심한 조선의 왕과 양반나부랭이들이 내 몸을 갈가리 찢어발기기나 한 것처럼. 사실, 어느 정도는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내 안의 기운이 곧 그분의 기운이었지 아니한가.
‘수창 군, 진정해요. 하긴, 그 점이 바로 내가 수창 군을 특별히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네? 저 저를 특별히 선호하신다고요? 아니, 별님? 저 정말로 저를? 딱! 파! 화상, 너 지금 뭔 생각을 하는 겨?
‘네?’
아차차! 나의 실수! 아무리 여자에 환장한 놈이기로서니, 별님까지 그래서야 되겄는가. 암! 암!
‘그럼, 그게 아니고?’
‘자, 수창 군, 우리 다른 얘기도 더 해 볼까요? 수창 군이 꿈속에서 처음 보았던 내 모습이 한국인 가수 혜은이의 형상이었죠? 수창군은 항상 그 모습이 꾸민 모습일 거라고 생각을 하더군요. 하지만 그 모습은 결코 가짜 형상이 아니랍니다.’
떵!
가짜 형상이 아니라고라고요? 그렇다면, 꿈속에서 보았던 별님의 그 모습이 진짜? 에이, 거짓말. 별님은 한국인도 아니고 서구인도 아니고 다른 항성계 행성 사람인데.
‘왜 자꾸 그런 생각을 가지나요? 다른 항성계 행성에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태양계 지구인과 다른 모습일 거라는 편견은 버려주세요. 물론, 다른 모습의 항성계 행성인들도 많이 존재하긴 하지요. 심지어는 지구생물인 악어를 닮은 행성인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항성계 행성인들의 모습은 대부분이 지구인과 같은 모습이랍니다.’
‘그게 정말입니까 별님?’
‘그렇다니까요.’
‘그렇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말 아닌가요?’
‘그게 무슨?’
헤헤헤 별님, 그거 있지 않습니까. 거시기 그거 말입니다. 딱! 파! 화상, 너 자꾸 왜 이러냐? 그러다 너 반지 빼앗기겠다. 아차차! 그렇지. 고맙다 짜샤!
‘수창 군, 이참에 확실히 해 두고 싶어요. 나는 수창 군과 소위 말하는 애인사이가 될 수 없어요. 그 점만은 분명히 해 두자고요.’
에그...... 지송합니다. 하긴 뭐, 굳이 별님이 아니더라도 승주도 있고, 주미도 있고, 희정이도 있고, 소희도 있고, 진숙이도 있고, 옥자도 있는데요 뭐. 아이고 네네 흠흠! 희야, 미안하다. 어쩔 수 없이 너는 제외 시켰어.
‘죄송합니다 별님. 그렇다면 별님, 고향 분들의 피부색이나 생김새도 전부 한국인처럼?’
‘그건 아닙니다. 우리 고향 사람들도 지구인들처럼 피부색과 생김새가 지역마다 달라요. 다만, 우리 행성에서는 이렇게 한국인의 모습을 한 인종이 주류적 위치가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지금 지구의 주류적 인종인 백인들처럼요.’
‘그렇군요. 별님의 고향 행성에서는 한국인처럼 생긴 인종이 주류라고 하니 정말 기분은 좋네요.’
‘지구도 마찬가지에요. 앞으로 도래할 세상은 한국인들이 점차 주도를 해 나가게 될 겁니다. 오랜 세월,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말이죠.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 고향 행성에서도 오랜 전에는 백인종들이 세상을 주도해 나갔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점차로 우리 황인종이 주도권을 빼앗게 된 것이지요.’
‘아.......’
아무튼, 기분이 좋다. 우리 한국인들이 그 옛날 몽골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지구촌을 주도하는 인종이 된다니 말이다.
‘이쯤해서 교산 그 분의 이야기도 다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같네요. 수창 군 생각처럼 나 역시도 스스로 양반의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안주하지 않고 만인평등세상을 구현 해 보려다가 억울하게 숨져간 그 분만 생각하면......’
‘별님! 저의 불만도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게 위대하신 분은 뒷전으로 밀어둔 채, 허점투성이라고 볼 수 있는 유교적 전통만을 고수해온 퇴계나 율곡 다산 같은 분들, 또한 그러한 불평등 사회의 가치관을 지켜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목숨마저 내 던진 충무공 같은 분들만이 하늘처럼 떠받들려 지고 있다는 것이죠. 물론, 그런 분들의 학문적인 성취나 애국애족 정신 자체를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유교 역시도 통치철학이 아닌, 순수한 학문적인 견지에서 보았을 때는 그 나름대로의 심오함이 엿보인다고 볼 수 있는 것이고, 또 내 나라 내 강토를 침범 해 온 왜인들을 보기 좋게 물리쳐버린 충무공의 숭고한 업적 또한 크게 받들려질 만한 일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교산 그 분에 대한 오도된 사고방식입니다. 그 분같이 일대 개혁을 도모하신 분의 위대한 정신이나 사상쯤은 별 것 아니라는 작금의 세태 풍조가 개탄스럽다는 것이죠. 현대사회는 교산 그 분이 시도했던 만민평등 사회의 방향으로 줄기차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완벽한 경지에까지 이른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그분이 애초 단행하고자 하셨던 사농공상의 차별정책은 벌써 사라진 지가 오래지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우리 한국인들은 그토록 위대하신 분을 그 잘난 조선 왕족의 역적이었거나 유림들의 기득권을 파해 시키려고 한 존재로서만 인식하는 경향이 많다는 사실입니다. 도대체 왜 그 분이 역적이란 말입니까? 그 분은 사해만민 모두가 다 평등하다고 하는 지극히 정당한 사상을 전개하신 죄(?) 밖에 없습니다. 그분의 그런 위대한 사상은 다산이나 퇴계, 율곡, 충무공 같은 분들도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일대 개혁적인 사상이었습니다. 그 분이 제 기운의 이전 외피체라서 편애 하는 심정으로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차별하는 것을 타파 해 보자는 사상보다 더 위대한 사상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그 분이 우리 김해 허씨 가문의 또 다른 일파인 양천 허씨 조상이라는 생각 때문만도 아닙니다. 백성들은 초근목피로 연명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오로지 자신들만이 호의호식을 일삼던 그 파렴치한 부류가 바로 조선 왕족이나 양반 나부랑이들 아니었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직까지 우리 한국인들은 올바른 역사관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그저 개탄스럽기만 할 뿐입니다. 저는 지금도 교산 그 분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별님. 왜 그 같이 위대하신 분이 아직까지도 정당하게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걸까요? 제 생각에는 교산 그 분이야말로 조선의 가장 위대한 위인이요, 선각자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는데 말입니다.’
‘언젠가는 그분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질 날이 있을 거 에요.’
‘별님이 그렇게 말씀 해 주시니 굳이 제가 미래로 직접 가서 확인을 해 보지 않아도 될 것 같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직접......’
‘알겠어요. 언젠가는 미래로 직접 가 볼 수 있게 해 주겠어요.’
‘결국, 지금 시점에서는 가 볼 수가 없다는 말씀인가요 별님?’
따지는 것이 아니랍니다.
‘알아요. 수창 군, 그럼 또 일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아니, 별님! 별님!’
‘......’
에그, 또 그냥 가 버렸네. 삐졌나? 설마, 그럴라구......
별님이 미래로의 여행을 막아 놓았으니, 하릴 없이 집 밖으로 나와서는 인철이 녀석에게 전화를 걸어 보던 와중에 뜻밖의 소득을 얻게 되었다. 녀석에게서 희정이가 있는 곳을 알아 내게 된 것이다.
그럼 이제부터 과거의 희정 어린이가 아닌, 현실 속의 희정 소녀를 만나러 가보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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