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25. 15:28ㆍ허세창수필

내 인생의 야구
내 인생에 있어서 야구에 관한 추억은 정말 많고도 많다. 우선 먼저, 아득한 어린 시절에는 동네 아이들이나 학교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서 이른바, 찜 야구라는 것을 수시로 즐기곤 했었는데, 이 찜 야구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성인들처럼 딱딱한 야구공이나 글러브, 그리고 배트-아이들 말로는 빠따-등을 완전히 갖추고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문방구에서 파는 고무로 된 물렁 공 하나만을 들고서 고사리 주먹으로 방망이를 삼아 하루 종일 신나게 즐기곤 하던 놀이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 중에는 제법 머리를 써서 임시 대용으로 야구 글러브나 방망이를 마련하는 녀석들도 있었는데, 그러한 경우에 있어서의 야구 글러브라는 것은 보통, 누런 밀가루 포대를 어디서 구해와 두툼하게 접어서 만든 것이었으며, 야구 방망이 역시도 길거리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각목을 주어다가 신나게 휘둘러 대곤 했던 것이니, 아이들은 그렇게 하루 온종일 공을 던지고 치며 놀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쯤이면, 온통 얼굴들이 새카맣게 그을려 있곤 했던 것이다.
그렇게 즐거운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난 후에 나는 중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부터는 더 이상은 친구 녀석들과 어울려 야구 놀이를 즐기지 않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굳이 왜 그래야 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청소년이 되었다고 해서 과거 어린 시절부터 즐겨오던 야구 놀이를 무 자르듯이 단숨에 끊어버릴 이유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아마도 그 가장 주된 이유가 야구보다는 축구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되면서부터인 것 같다.
사실, 중학교 시절부터 나는 방과 후 운동장에 남아서 반 친구들과 함께 참 무던히도 축구경기를 많이 즐겼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를 그렇게 직접으로 즐기지는 않게 되었다 하더라도, 또 다른 방식으로서 야구의 묘미를 즐기게끔 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당시에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고교야구대회의 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는 고교 야구 대회가 정말, 지금의 직업야구(프로야구)보다도 훨씬 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던 시기였다.
특히, 직업야구(프로야구)가 태동했던 1982년 직전까지도 고교 야구의 인기는 계속 되었던 바, 지금까지도 나의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초 고교 급 야구 선수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바로, 김 건우와 박 노준 두 선수였는데, 당시 그 두 사람의 인기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를 정도였었다. 물론, 그들의 전후 시대에도 선동열이나 최동원, 윤동균 ,김우열, 한대화 등등 초 고교 급 선수들 역시 즐비했었고 말이다. 그리고 마침내 1982년,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직업야구(프로야구)가 태동하게 되었다.
그 당시 직업야구의 원년시절에 우리 대전 지역을 연고지로 해서 탄생한 팀은 바로, ‘OB 베어스’였다. 그리고 ‘팀’의 ‘에이스’ 투수는 ‘박철순’ 이었고 말이다. 그 당시 박철순 투수의 눈부신 활약과 타자들의 노력에 힘입어서 ‘OB 베어스’는 감격스런 원년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도 그 당시의 감격을 잊지 않고 있다. 박철순, 김우열, 윤동균 선수 등이 활약했던 그 당시의 모든 기억들을 말이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 야구도 긴 세월을 거쳐 오면서 많은 발전을 거듭해 드디어 'WBC' 4강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비록, 아쉽게 우승을 놓치기는 했지만 그 동안 세계 최강이라고 자부해 오던 미국 '메이저리그' 대표마저 꺾었고, 또한 우승팀 일본에게까지도 2승1패로 우세함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그것뿐인가 북경올림픽에서는 전승 우승까지도 달성 해 버린 것이다. 다시 한 번, 야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우리 대한민국 야구의 높은 발전상에 경의를 표해마지 않는 바이다.
2006.03.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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