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 13:26ㆍ허세창수필
공포영화 이야기
1, 월하의 공동묘지
예전에 월하의 공동묘지란 영화를 보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의 일입니다. 공교롭게도 저희 집이 공동묘지 너머에 있었거든요. 그러나 어찌하겠습니까. 울며 겨자 먹기로 무서움도 참고서 공동묘지 사이로 난 길을 따라서 고개를 넘어가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저녁 시간이었다는 겁니다. 어스름 저녁때였어요. 그래서 저는 굳게 마음을 먹고서 죽자 사자 하고 뛰어 가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그 공동묘지가 있는 고개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저는 될 수 있으면 무덤들을 쳐다보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오직 앞만 보고 마구 달려갔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누군가가 갑자기 제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발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서워서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마구 비명까지 지르며 허겁지겁 달려갔지요.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발소리는 바로 공명 현상으로 뒤늦게 들려온 제 발소리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나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정말 무서워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저는 어렸으니까요.
2, 아랑의 전설
어린 시절에 아랑의 전설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물론, 하도 오래전의 영화라서 제목은 다를 수도 있지요. 아무튼, 아랑의 전설을 소재로 해서 만든 영화였는데 그 당시에는 정말 커다란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지요. 억울하게 숨져 간 아랑낭자가 원혼이 되어 가해자를 응징하는 과정 자체가 정말 무섭게 그려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 해 보면 무서운 내용만이 다가 아니었지요. 정말 슬프기도 한 영화였습니다. 무서우면서 슬픈 영화. 이런 영화는 그다지 흔하지가 않지요. 서양 귀신영화처럼 그저 무섭기만 한 영화보다는 이런 영화가 더 좋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3, 장화홍련전
장화홍련전은 어린 시절에 동화책으로 먼저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 뒤에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상영이 되었지요. 사실, 장화홍련전의 내용 역시도 상당히 무서운 것이 사실입니다. 억울하게 숨져 간 두 자매가 귀신이 되어 자신들을 죽게 한 사람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니까 말이죠. 저는 오히려 이런 내용의 소설이나 영화가 더 무섭게 느껴지더군요. 서양 공포영화의 억지스러운 설정에 식상한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이런 내용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2006.08. 허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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